흥행하지는 못했지만 의미있었던 싱글라이더

이병헌, 공효진 주연 싱글라이더.

이병헌(강재훈)은 증권회사의 지점장으로 일하고 있고 아내 공효진(이수진)과 그의 아들(진우)는 호주에서 살고 있다. 갑자기 부실채권으로 위기에 놓인 재훈은 무작정 티켓을 끊어 아내와 아들에게 간다. 아내는 다른 이웃 크리스라는 사람과 각별해 보였고 그 모습에 그는 아내앞에 서지 못한다. 

멀리 서서 진우와 수진, 크리스, 크리스의 딸 루시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다. 수진은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오케스트라 단원에 지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본다. 오디션을 보러 가는 수진은 연락이 되지 않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 재훈은 수진몰래 집에 들어가 과거의 일들을 회상한다. 수진이 원하지 않았지만 아들의 미래를 생각해 권한 호주행. 평소 겁이 많아 이중장치로 문을 안에서 한번더 잠구는 등 사소하지만 평범했던 그리고 가족이 함께 지낼수 있었던 그 시간들을 그려본다. 

영화 내에서 재훈은 대사가 거의 없이 감정연기가 주를 이룬다. 기러기 아빠라는 무거운 주제와 성공했다고 자부했던 삶이 무너진다. 힘든 상황속에서 함께 있어주어야 할 가족이 지금 곁에 없다. 

아내와 아이를 따라 다니다 만난 안소희(지나)는 호주워킹홀리데이를 2년동안 하고 모은돈을 한꺼번에 빼앗기고 만다. 한화로 1700만원이라는 거금을 다시 되찾기 위해 재훈에게 도움을 청한다. 도움을 거절하려다 결국 도와주기로 하는데..

재훈은 이곳 저곳을 배회하다 아내 집으로 간다. 무슨일인지 문은 활짝 열려있고 흐트러진 집안이 눈에 들어온다. 집근처 할머니께 여쭤보니 아이가 아파서 병원으로 갔다고 한다. 재훈은 병상에 누워있는 진우를 만난다. 손을 꼭잡고 괜찮냐고 묻는데 사실 아이보다 아빠가 더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수진과 진우. 자고있는 사이에 집에들어가 재훈은 진우와 수진을 바라본다. 바람으로 인해 떨어진 서류에는 이민신청서가 있다. 그렇게 제대로 인사한번 하지 못하고 또 다시 재훈은 집을 나온다. 다음날 수진은 한국 아랫집에 전화해서 문을 열어 확인해달라고 부탁한다. 비밀번호가 맞아도 열리지 않았던 문, 안에 보조 잠금장치가 있다고 알려준다. 

결국 발견된 재훈의 시신, 공효진은 풀린 다리로 주저앉아 믿을 수 없어한다. 그리고 남편을 만나러 가기위해 아이와 함께 비행기에 오른다. 

조금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했던 기러기 생활. 가난한것은 게으른 탓이라고 생각하며 호주에서 일만하다 살해당한 수진. 선택한 이 길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가치에 맞는것인지, 어떤게 진짜 행복인지를 현재를 짚어보게 한 작품이다.